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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2동

게시물 내용

화서2동주민센터 문학강좌 1분기 마지막 수업은 시낭송법
작성부서
화서2동
작성일
2017-03-30
조회수
1176
첨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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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은 3월의 마지막 주 화요일로서 오후2시부터 화서2동주민센터가 개최하는 문학 강좌가 열렸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1분기 강좌가 3월로 끝나고 4월부터는 새롭게 2분기 수강이 시작된다. 
그러나 3개월 동안의 수강 기간이 정말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 새롭게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종강이라니, 모두가 아쉽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동안 함께 했던 문우들 중에는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헤어지기도 한다. 

약간은 달떴을 것 같은 마음들, 오늘 1교시수업은 종전과 달리 시낭송하는 요령을 공부했다. '시낭송이란 시속에 담긴 의미와 시적인 감동을 청중들에게 내 목소리로 들려주는 것이다'라고 시낭송가이며 시인인 진순분 지도강사는 말한다.  
'시낭송을 하면 마음이 우선 차분해 진다'면서 시낭송은 은은하게 어둠을 밝히는 촛불과 같이 사람의 마음을 밝혀주어야 한고 말했다. 그렇다고 시의 언어가 곱고 예뻐야만 하지 않듯이 목소리가 꼭 전문 시낭송가처럼 예뻐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저마다 자기 목소리에 맞게 발전시키면 된다며, 모든 예술은 자연스러울 때 감동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유의할 점이 있다며, 사이 띄기, 장, 단, 고, 저, 강, 약, 완, 급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요즘 보면 시낭송가들도 자기 마음대로 이에 상관없이 하기도 한다며,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잘 살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시낭송에 대한 이론을 공부하고, 앞에 나가 이번에는 실제로 낭송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낭송이라고 하면 암송해야 하는데 외우고 있는 시를 갖고 나온 사람은 몇 명뿐, 자작시를 낭독하는 사람이 많았다. 배운 대로 앞에 나가 예를 갖추고 시제목과 작자 이름은 물 흐르듯 연결하여 부드럽게 말하고, 절대로 ‘홍, 길, 동,’이렇게 두부모 자르듯 끊어서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옛날에나 그랬지 이젠 아니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감정이 너무 좋아서 일까, 기교를 부리기 위해 소위 말하는 신파조로 멋을 부렸다. 

그러자 진순분 강사는 '어느 시낭송대회에 심사하러 갔는데 낭송가가 슬프다고 해서 울더라. 그건 시낭송이 아니라 ‘시극’이다. 낭송가가 자신이 먼저 감정을 터트려버리면 청중들의 몫이 없어지고 만다'고 했다. 빨리 읽는 것도 안 된다며 낭송을 하면서 자신도 들어보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했다. 프랑스에서는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이 회의를 하다가 의견충돌로 어려움에 빠지면 그때 해결사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회의가 멈춘 상태에서 누군가 시낭송을 하면 조용히 듣고 마음 순화를 통해 다시 회의가 열린다며 그것이 시낭송의 멋이라고 했다. 

작품 발표 

2교시는 작품 발표시간으로 ‘봄 햇살’과 ‘산수유’라는 제목으로 써온 시를 역시 앞서 공부한 낭송법에 맞춰 읽었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앞에 나가 ‘봄 햇살’을 발표하는데 도무지 웃음이 터져 나와 읽을 수가 없었다. 결국 다른 사람이 대신 읽어야 했지만 청중들은 뭐가 우습냐는 듯 냉랭하기만 했다. 그렇다면 독자들은 어떨까?
‘안방마루 끝 금빛보살/함박웃음 찾아오면/책을 읽던 할아버지/긁적긁적 몸살하시다/바지춤 까내 놓고 앉아/참깨 알을 볶았다//꼬물꼬물 살아있는 혈육의 총생들이/네 발 빌며 살려 달라/애원의 간절함도/토옥 톡 절명의 소리/붉은 손톱 슬펐다 

화제는 곧 이 잡는 얘기로 시작되어 반응도 뜨거웠다. 요즘 시대에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 머리에 이가 있어 옮겨와, 선생님이 통지문을 보내온다고 했다. 게으르거나 바쁜 엄마들 탓에 그런다며, 집안 식구들에게까지 퍼지게 되어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옛날 추억으로만 알았는데 너무나 뜻밖이었으며, 약국에서 뿌리는 약이 있다는 등 한판 웃었다. 나는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이에 대한 시를 쓴 사람은 아마 한국의 이 사람밖에 없을 것이라며 은근히 뽐냈다.

또 우리 화서문학반에는 1분기 종강을 2주 앞두고 저 지난주부터 나온 분이 있었다. 남편이 등록만 해놓고 사업상 갑자기 나올 수 없었는데 ‘당신이 대신 나가지?’라고 했다며, 본인도 학교 다닐 때 국어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다고 했다. 사실은 혼자서 틈틈이 조각글을 써보기도 했다며, ‘산수유’라는 시 숙제를 생애 첨 발표하게 되었다고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진순분 강사의 시낭송 시범 

‘봄이 채 오기도 전에/언 땅을 비집고 흐르는 성급한 그리움이 있다/파스락 파스락/보리밭이랑을 헤매다가/먼 길을 떠난 그리움이 있다//서른 해가 지나도/마흔 해가 지나도/아버지와 어머니와 나와/보리밭을 매던 날/그 초봄 산수유나무 아래의 풍경/어제인 듯 선명하게 가슴에 남아 있는데/아버지!/아버지!/목 놓아 불러도 대답이 없고/그리움은/ 노 오란 산수유꽃무리/눈물이 되어 내린다

생애 처음 발표하는 작품이 이 정도라니. 다들 놀라며 감탄이 쏟아졌다. 진순분 강사는 어디 손댈 곳이 없다고, 훌륭한 시인으로 대성할 것 같다고, 여기 계신 분들 모두 긴장들 하셔야겠다고 하여 또 즐겁게 웃었다. 
그는 와보니 참 좋다며 다음 2분기강좌에도 나오겠다고 수줍은 표정을 소녀처럼 지어보였다. 4월 첫 화요일, 또 어떤 문우들을 새롭게 만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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